전시를 한다고요?
예술공학과에는 예대의 전시와 공대의 캡스톤이 동시에 존재한다...
일단 대부분의 전공 수업이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기말평가는 결과물의 시연 및 발표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캡스톤1과 캡스톤2 과목의 경우 전시의 형태로 작품을 시연하게 된다.
참고로 캡스톤의 경우 전시 전에는 매주 분반 별 일대일 크리틱을 하고, 2회 정도 전분반 크리틱을 별도로 진행한다.
DoQ(도큐) 프로젝트의 경우 캡스톤1 작품으로, 예술공학대학이 위치한 810관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시연과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과제전의 경우 원형관(특: 주요 교양 수업+생공+예공 건물임)에 오가는 사람들을 관객으로 삼아야하고, 동시에 교수 평가와 피어리뷰를 진행한다. 따라서 너무 기술만 쫒아서 감성이 별로라거나, 반대로 난해한 주제를 잡으면 노잼이라고 점수를 잃을 수 있다...
대강 전시의 요구사항을 써보자면 아래와 같다.
(1) 작품에 대해 관객에게 잘 전달 할 수 있어야 함
(2) 전달된 내용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함(최소한 납득은 가능해야 함)
(3)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함
특히 (3) 항목에서 작품과 작품 외적인 구성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부스마다 관객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해서 굿즈류의 기념품을 마련한다거나, 랜덤요소 혹은 랭킹 시스템을 준비해서 반복적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예공에서 예술 점수를 따지는 것에 대해 하고픈 말이 많지만(이 부분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함, 그러나 엄청난 공수를 요구한다...)
(쉬운 참고 사례: PPT 디자인도 평가 요소에 들어감)
기말 발표~과제전까지 예공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평가들은
기본적으로 '보기에 별로면 아무리 기술력이 좋아도 관심도가 떨어진다'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작품 + 작품 프로모션 + 전시 부스 + 체험 경험 등 종합적인 '감성'을 챙겨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감성'은, 학생들끼리 흔히 '미감'(...)이라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단순 작품의 디자인, 인테리어 등 시각 요소만이 아니라,
공간의 향, 배경음악, 위치(주변 부스를 포함해서), 질감, 조명, 온도, 습도 ... 뭐 이런 종합적으로 관람객이 감각할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그렇다고 예쁘기만 하면 다 인가? 라면...
내용이 없으면 내용이 없는대로 까이기 떄문에 구현과 포장 사이에서 적당한 합의점을 찾는게 필요하다.


사실 평가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일단 고생한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때매,,, 작품 폴리싱과 프로모션에도 엄청 공을 들이게 된다.
열심히 만들어 놓고 안보여주면 누가 보나... 내가 열심히 봐달라고 어필해야지.
암튼 간에 그냥 공대생들보다 나은점이라면 내가 만든걸 구경하고 싶게 만드는걸 잘 할 수 있다는 것 같다.
DoQ(도큐)의 경우 서비스의 MVP를 개발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 체험형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를 해보고나니 알게된 건데, 예외 상황이 정말 자주 발생한다.
일반 관객분들 한테도 ’이것도 되나요?‘같은 질문을 정말x100 자주 받고, 교수님들이나 학우분들이 와서 일부러 QA💦를 하고 가기도 했다.
사실 나도,,. 기즈모로 사물을 배치하는 게임이 있길래 올라타서 땡겨본다던지 정방향으로 배치하라는거 일부러 대각선으로 까운다던지 등등 구경하다보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도큐의 경우 냅다 모든 프롬프트를 잊고… 입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치만 내가 다 막아놨지렁~
전시 기준 세우기
아무튼간에 사정이 이렇다보니 저학년때부터 졸업전시나 과제전 등 각종 학생 전시를 돌면서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 관객은 적극적이지 않다. 귀찮아하고, 흥미가 끌려야 살짝 시도해본다.
- 기획 단계에서 제일 많이 했던 말: 근데 나같으면 굳이 안할 것 같음
- 최초 기획에서 시도할 뻔 한 것: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거는 스피커 만들기
- 체험은 10분 안에 끝나야하고, 동선 안에 인포-체험-결과가 한 번에 이루어져야 한다.
- 너무 좁은 부스는 빈약해보이고, 너무 넓은 공간은 쓸모가 없다.
- 동선이 꼬이면 지저분해보이고, 체험 경험을 해친다.
-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
- 기획 단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한 말: 아 근데 좀 노잼인 것 같아
‘중개형 AI 맞춤 계약서 작성 서비스 - DoQ(도큐)’ 의 오프라인 전시 기획 역시 이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진행했다.
사실 3번은 과제전 2차 심사 때 좌절되어 현재의 주제로 전환했는데, 시연에서 조금이라도 재미 요소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전시 기획
부스 컨셉
DoQ는 비전문가가 일상 언어로 법적 효력을 갖춘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따라서 서비스의 핵심 가치인 신뢰와 안정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차분하고 전문적인 톤을 유지하고자 했다.
‘중개’를 부스에 녹여내기
계약의 본질이 의뢰인과 작업자 간의 대면 협상이라는 점에서 착안, 고전 대전 오락기 포맷을 부스 기획에 도입했다.

이때, 오락기를 좌우가 아니라 앞뒤로 마주보도록 배치했다.
따라서 관람객이 부스에 진입하는 순간 직관적으로 일대일의 협의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유도했다.
두 명의 관람객은 서로 완전히 단절되어 온라인 상에서만 대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중앙에서 스텝이 사회를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체험 기획 및 운영 전략
체험 시간이 비교적 긴 대화형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간 롤플레잉 요소를 도입했다.
① 공감형 시나리오 카드(롤카드) 배포
관람객에게 구체적인 과업 범위, 예산, 마감 기한이 설정된 역할 카드를 임의로 부여했다.
초기에 특정한 1인이 챗봇을 통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기획에서 특정한 2인이 상호간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중개형 챗봇을 사용하는 기획으로 전환하며, 개발 단계에서 (1) 아직 구체적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음 (2) 예상되는 변수들이 너무 많다 라는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우선 시나리오를 3가지 정도로 제한하고, 해당 시나리오에서는 시작~끝이 재현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했다.
다행히도 전시 직전에는 3가지 시나리오 이외에 자유로운 시나리오에도 일정부분 응대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하여 전시했다.

위의 롤카드는 좀 더 정제된 시나리오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으며, 갑자기 체험이 시작될 때, 관람객이 '아 뭐 해야하지????'하는 정체를 겪지 않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② End-to-End 프로세스 구현
협상이 완료되면 법적 효력을 갖춘 맞춤형 계약서가 현장에서 종이로 출력할 수 있도록 프린터기를 준비했다.
번외) 운영 후기

전시 초반에는 롤카드로 협상 시나리오를 유도했는데,
관객들이 외주금 조율 단계에서 극적인 협상을 위해 '을은 2억 요구, 갑은 2천원 예산'과 같은 극단적 사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관객들이 금방 몰입하는 것을 보고, 이후 관람객부터는 일부러 대립을 만들어 협상 싸움을 시키도록 사회를 봤고, 턴제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는 후기를 많이 받았다.
살짝 비방용인데,, 오후 쯤에는 이게 소문이 나서 타부스에서 과제전 용역을 계약하겠다거나, 과제대리제출 계약, 빵셔틀(...) 따위의 계약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준비한 시나리오에 흥미가 없어 보이면 이런 쪽으로 유도를 했더니 '계약서 쓰는 부스'로 특이한 계약서를 작성하고, 싸인을 해야겠다면서 pdf로 받아가는 분들도 많았다.
하여튼 1층 중앙 부스로 꽤나 인기를 끌었다는 후일담을 전하며...
끝.
'Dev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개발노트] DoQ(도큐) - 중개형 AI 기반 맞춤 계약서 자동 생성 서비스 (0) | 2026.07.02 |
|---|---|
| 메타데이터 주도 설계 - 동적 카테고리 작업 (0) | 2026.05.26 |
| LLM 활용 프로토타이핑(2) - DESIGN.md를 활용한 디자인 시스템 수립 (3) | 2026.05.04 |
| LLM 활용 프로토타이핑(1) - 서비스 기획을 위한 정적 목업 구축 (0) | 2026.03.28 |
| ML/AI 개선을 위한 위한 로그 수집 및 모니터링 - 데이터 최적화 (0) | 2026.02.19 |